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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별거있나

최근 읽은 것들을 보면 주인공이 작가인 것, 혹은 작가란 직업이 등장하는 것이 많다.
책에 대해서 사전파악하고 보는 경우가 적으니까 의도한 바는 결코 아니다.

난 작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근데 쥐스킨트는 독일인이었고 난 독일어를 몰랐다.
샐린저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고 살았어도 답장따위 안해줄 거 같다.
류도 일본인이라 자신없다.
에코한텐 할말이 없고.

김학은은 직접 만나보기까지 했는데
책이 맘에 안든다 ㅡ <자유주의 경제학 입문> 경제학이 싫은게 아니라 워낙 졸저다.


작가.
아는 작가가 있으면 좋을 거 같았다.
작가란 허구헌날 자기 얘기만 쓰는 나르시스트들이기 때문에
친해지면 짜증나고 친해지자고 해도 친해질 리가 없다.

친해질 필욘 없고 그네들의 일상적인 글이 보고 싶은 거다.
작가란 인간들은 평소에 무슨 글을 쓰는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까지 6월 15일쯤에 쓰고 이하는 6월 22일에 덧씀)


근데

작가란게,


작가란 게 뭐 꼭 소설을 써서 출판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글 팔아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문인협회 이런데서 인증절차를 밟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매일 30장씩 써야되는 것도 아니고
쓰는 것 말고 다른 일 하면 안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글쓰는 게 일이다'라면 작가가 되는 거다.


그렇게 말하면
나도 작가다.
'뭘 쓰냐'면 '아직'이라고 하겠지.

쓰는 시간 외의 모든 시간은
쓸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작가의 인생이란
"쓸 준비를 해서 쓰는 거"다.

군대에서 JPY를 치거나, 176일동안 맥주랑 땅콩만 먹거나,
자고 일어나서 마우스 흔들고 앉아서 하거나, 볼펜돌리기 세계신기록에 도전하거나
허권날 엄마한테 돈돈돈돈하면서 양아치짓을 해도

쓸 준비라고 생각하면 어디 한문장이라도 더 써넣을 수 있다.


'이 모든 부유하는 시간들이 쓸 준비를 하는 시간'
이란 식으로 의미를 입혀줄 수 있다니
작가들은 퍽이나 부러운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