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문제'를 다룬 책이라고들 하길래
'김연수'가 누구길래
'90년대 학생운동'이라길래
책은 늘 궁금증에서 고르게 된다.
누구나 하고싶은 말이 있게 마련이고
하고싶은 말을 하지 못할 때는 외롭기 마련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과 닮은 책이다.
김연수님이 yes24의 아름다운 서재에서
<달의 궁전>을 추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곤 그 유사성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결국엔 '삼부자'였다..는 이야기.
대학시절에 방황해마지못한 이야기.
미친듯이 굶은 이야기.
한계에까지 몰리면서도 쓸데없이 의지적인
'M.S. 포그'와 '나'하며 그 주인공의 애인 '키티 우'와 '정민'의 대응. 1
그리고 화자가 서술해주는 '에핑(=줄리언 바버)'과 '강시우(=이길용)'
다시 태어나게 된 두 인물의 대응.
그 당시의 사회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끌어들인 90년대 학생운동과 달착륙의 대응.
이렇듯 주인공들과 몇몇 에피소드들의 짙은 유사성은
<달의 궁전>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다시 꺼내 읽게 만든다.
나도 '나'처럼 2
90년대에 제철이던 학생운동을 2004년에 겉핥기로나마 맛보았고,
오랜 타지생활로 홀쭉해진 적도 있었고,
'타지생활은 밥이 하는거야'라는 식당 아주머니의 말을 절실히 느꼈고
한때는 정민같은 여자친구를 만난 적도 있었다.
서울의 낯섬에 당황해서 몇시간을 내리 걸은 적도 있었고
이유를 모르게 부끄러워서 숨어지낸 적도 있었다.
그동안 말이 하고 싶었고
외로웠고 방황했다.
어떤 가치를 향하고 싶었고
가끔은 제멋대로이고 싶었다.
한동안 모종의 스트레스 때문에 썩어가느라
글을 읽지 못했던 피로를 이기고
두 시까지 불을켜고 읽어낸 힘은
'나도 너와 같다'는 그 토닥거림이 있었기에 나온 것이다.
지금은 다 지난 일이라지만,
누군가 나와 같은 이가 있어 이 책을 읽고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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