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 (2)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발자크는 문학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능은 '흥미'라고 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봐지는 혹은 들어지는 영화에 비해 문학은 여러 사고작용을 필요로 한다.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영화나 연극을 끝까지 보는 것에 비해 대단히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다. 흥미를 끌지 못하는 문학이 소비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끝까지 읽히지 않는 문학은 심하게 말해서 가치가 없다. 나는 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들 때 가볍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든다. 버스에서 읽거나, 공부하기 싫을 때 언제든 꺼낸다. 날 어렵게 만들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라기엔 몇권 보지 않았지만) 그런면에서 는 적잖이 껄끄러운 소설이었다. 매 장면장면마다 마약과 혼음의 환락세계가 펼쳐지고 주인공 류는 너무 구체적으로 떠올라서 읽기에 역겨울정도.. 스물두살에도 사춘기 난 스무살이 넘어서도 가끔 내가 아직 덜 자랐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J.D.샐린저의 을 처음 읽었을 때 그랬고, 헤르만 헤세의 를 읽었을 때가 그랬고 무라카미 류의 을 읽었을 때가 그랬다. 홀든 콜필드는, 늘 거친 말들만 내뱉는다. 스스로 가진 것은 없고, 정작 학교에서 쫓겨나서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인 주제에 반드시 차가운 말들을 내뱉는다. 한마디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그중에는 다리를 꼬고 있는 여자도 있었고, 꼬지 않고 있는 여자도 있었다. 보기 좋은 각선미를 가진 여자가 있는가 하면, 형편없이 못생긴 다리를 가진 여자도 있었다. 숙녀처럼 보이는 여자도 있었고ㅡ 창녀처럼 보이는 여자 등 각양각색이었다. ...아마 대부분은 멍청한 녀석들과 결혼을 하겠지. 언제나 자기 차가 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