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부터인 이유는 아직 1권을 못구해서..
은하영웅전설, SF대작이다. 대작.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어딘가에서 봤던 '일독해보셔요' 란 표현이 참 기억에 남아서.
어떤 인터뷰..를 봤는데 누군진 모르겠으나
장르별로 추천할만한 책을 꼽으라니까 SF장르에 이 책이 올라와 있었다.
생각하고 보니까 눈에 띈 거겠지.
SF나 판타지의 매력이란, 다른 세계,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 세상으로
그려낸 곳에서도 여전히 살아있는 인간적인 요소들, 꿈도전갈등배신열정냉철사기매력사랑...등이 살아있다는 것을 의외의 타이밍에 확인하면서 아 이런 것이 인간미라는 것이구나하는 데 있다.
는 건 犬聲이고, 그 설정, 세계를 구성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있다.
책을 구하려고 했다. 5월부터였다.
인터넷 서점에선 살 수가 없다. 난 알라딘이 게을러서 책을 안갖다논줄 알았는데 절판도서다.
지식인들은 구하기 힘든
10권에다 외전 4권, 세트가 다 모여있으면 상태에 따라서지만 권당 만원은 족히 나간댄다.
실제로 옥션같은데 보니까 이십만원, 팔만원도 한다.
만화책도 올라와있지만
'님 저는 원작, 원곡, 원화(\) 선호주의자라서 ㅈㅅ'
사기는 글렀구나 도서관 가서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휴가나와서 도서관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별 상관없었는데 휴가 때 아무것도 안하면
친구들이나 다른 군바리들이
이새끼 오덕후인가 싶은 눈으로 보는게 싫어서 별 상관있어졌다.
그리고 휴가때 뭐했냐는 질문에 '도서관에 있었다...'고 하면 실제로 때리진 않지만
스스로 맞아야 될 것 분위기다.
싸돌아다녀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빌렸던 우산을 돌려주러 가는 길이었는데
우산 돌려주면 다시 비올거 같은 분위기라서 다시 빌려와야하나 생각하다가
헌책방이 보여서 버스에서 내렸다.
헌책방이란데 처음 가봤는데 책냄새란게 장난아니게 물씬 풍길 거 같은 분위기다.
...만 난 후각이 둔해서 냄새를 못맡는다.
이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디자인 책을 뒤적거리다가 뒤돌아서니까 소설파트다.
아 아직도 고전은 쌔고 쌨구나... 태백산맥도 보이고 이문열 선생것도 많고...
스탕달 발자크 모파상... 불문은 손도 안댔고..

도스토옢스키, 똘스또이, 고골... 노문을 시작하려고 했었던 거 같은데

정지용 한용운 김소월 이상 김유정 염상섭... 국문도 안했구나

내가 책을 너무 안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헌책방의 저주같은 걸 느끼며
손이 닿을랑말랑 한 곳에 있는 태백산맥을 물끄러미 올려다보고 있었다.
검은 표지와 10권이란 점에서 은하영웅전설을 떠올려내곤
주인아줌마에게 은하영웅전설이란 책이 있냐고 물었다.
띄엄띄엄 있단다.
사야되나 말아야되나모드였는데 아줌마의
'이런건 일단 있는 것부터 사는 거야'
따위 뻔한 구입권장멘트에 당했다.
권당 이천원이다.
↓
열권 모으면 십만원이다.
↓
마진률 400%다.
수능 세번째 치고 놀아야되는데
용돈을 집에서 못 받는 관계로
명품 게임씨디 구해다가 옥션에서 비싸게 팔아
용돈을 마련하던 이재민이 생각났다.
우리 집에서 영웅전설4를 보고
저거 오만원쯤 받을 수 있다며 만원에 넘기라고 했었다.
부제가 주홍물방울인만큼 주황색 케이스가 더 뽀대나는데
주황색 케이스는 구하기 힘들다고 했다.
아무튼 3,4,5,6,10권을 샀다.
나머지는 '어떻게든 살 수 있겠지' 였는데
만원을 지불하자마자 '어떻게 사지' 로 변했다.
보이는 헌책방을 다 들렀는데 없어서 집에서 인터넷을 뒤지다
'아 청계천'
헌책방 조낸 엘리됐다...고 누가 그랬는데 그래도 많이 남아있었다.
평화시장이다.
헌책방이 쭈루룩 있다.
한쪽 끝으로 갔다.
'은하영웅전설 있스빈까?'
'없어'
'은하영웅전설 있스빈까?'
'없'
'은하영웅전설 있스빈까?'
'절레절레'
한 스무번은 반복했다.
다른 쪽 끝쯤 왔을때 2,7권을 오천원 주고 샀고
그 바로옆에서 8,9권을 삼천원씩 달라던데
주머니에 오천원밖에 없어서 두권에 오천원 달라니까
'빼는 거 없어'
은행가서 삼천원넣고 만원찾기한담에 다시가서 육천원 주고 8,9권 샀다.
초딩들 야구카드 모으는 것 같다. 요즘 초딩들은 유희왕카든가.
근데 유희왕카드는 다모으는게 아니라 적당히 모아서 잘 쓰면 되는거다.
야구카드는 다 모아야된다.
이종범이 쥰니 안나오면 딴거 세 세트 모아도 꽝이다.
난 염종석 카드 꼴랑 하나 가지고 '음 투수는 멋지구나'하며 초연한 척 했지만
사실 그건 '구도毬都 부산'에 살던 애 답지않게 야구를 싫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다.
그런데
갖고싶다.
갈망하고 있다.
하도 이종범 안나오니까
박스 채로 다사서 뜯어보던 초딩들의 마음이 전해진다.
평화시장 다뒤지고 못찾아낸
은하영웅전설 1권을 어떻게 찾나 생각하면 좀 눈알 뽀갤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내일 복귀라서 1권 안읽고 들어가면 2-10권보고 1권 궁금해서 미치거나
1권이 없으므로 모두 안보고 2-10권을 계륵보듯 하며 미치는 것 중 하난데...
눈이 뽀개지더라도 1권을 텍스트파일로 봐야할까...인데
수능치고 진짜 미친듯이 할 거 없어서 텍스트로 봤던
귀여니 작 '그놈은 멋있었다'가 생각나서 가슴을 저민다.
형이 보길래 뭔가 있는가 싶어서 진짜 이박삼일정도 눈알 뽀개지도록 '그놈은 멋있었다'를
완독 한 후
'게으르니즘의 화신인 형은 동생을 엿먹이는것 만큼은 정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구나'
싶어 6번 경추가 쑤시면서 통한과 안구통증이 결함된 눈물을 뿌렸던 기억이 있어
갈등만빵.
일뻔 하다가
텍스트를 출력해서 보면되는 걸 방금 깨달은
지금 이 글을 모두 지워야 할 것 같은 쪽팔린 기분을 뭐라고 할까?
내가 유명인이었으면 이준희신드롬같은 이름 붙였을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