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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오가와라 히로시,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2007


3회 와우 북 페스티벌이 있었을때, 작가정신 쪽에 갔었다. 아마 <69>때문에 알게된 출판사일 거다. 원래는 무라카미 류 책이 더 있으려나 싶어서 갔었는데 책을 굉장히 싸게 팔고 있었다; 이 책이랑 두권 더 사서 7000원...

표지에 흰 글자가 약간 튀어나와서 미끈하고 실리콘 느낌을 주는 그 감촉.
재질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표지 디자인은 맘에 든다.
책 안을 보니 아직 초판인쇄날짜가 되지 않은 책이었다.
서점에 아직 출고가 안된 책인데 특별 판매 중인 것이라고 하던데 그 말이었나 보다.

나는 일본소설을 본다. 그것도 제법 많이.
이전에는 가벼운 것들이 무거운 척들 한다며 즐기면서도 꺼리는 척 했지만
이젠 별로 거리끼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 ㅡ 일본에선 <호밀밭에서 붙잡아서>였다. 이 책의 제목은 패러디ㅡ  을 보면서 이 책을 보는 것이나 클래식을 들으면서 tell me를 즐기는 것이나 별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그걸 최고로 친다고 해서 이걸 즐기지 않는다는 것은 편협한 생각에 다름 아니다. 그냥 볼 수도 있는 것을 굳이 자기 취향이 최고로 고상한 것마냥 '아 난 일본소설은 그저 가벼울 뿐인 것 같아서 싫어'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기실 뭐가 더 고상한 것인지는 개인취향에 불과하다.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는 일본 시골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 마을을 홍보할 의뢰를 받은 광고회사 사람들, 장난같은 거짓말로 일본 전역을 들썩이게 하는 유머, 우시아나 마을 사람들의 현실 지향과 그것을 가로막는 순박함과의 갈등을 엮은 이야기다.


지하철에서 표정관리하느라 힘들었다는 역자 후기는 좀 거짓말인것 같고.

현실과 순수의 대립구조라거나 광고회사의 마케팅 전략, 료코의 미모랑 사쿠로가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이딴 결혼 인정할 수 없다거나 히로스에 료코랑 이 료코가 이미지가 비슷하다거나...

그딴 생각하지 않고 그저 가볍게 읽으면 두시간 정도 좋을 소설.

난 잡생각이 많아서 탈이다.